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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야근과 회식으로 이제 집밥을 먹고야 말겠다는 의지같은 것이 생길 지경이 되었다.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나의 토끼같은 남편이 밥을 해두었다며 마중을 나왔다. 참나. 귀여우니까 맛있는 된장찌개를 끓이고 삼겹살을 구워서 오랜만에 같이 먹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기로 한다.
시래기 된장국의 준비물은 잘 삶아진 시래기와 대파, 청양고추, 된장, 육수다.
남편과 나는 시래기를 좋아해서 건시래기를 한 다발씩 사다가 손질해서 냉동실에 넣어둔다. 몇번 해봤더니 이젠 귀찮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시래기를 물에 불렸을 때, 또 시래기를 오래 푹 익혔을 때 맡을 수 있는 구수한 냄새가 좋다. 손질해서 얼려둔 시래기는 된장찌개도 해먹고, 장어국이랑 추어탕에도 넣어먹어서 2인 가정인 우리 집에서도 금방 동이 난다.
내가 밥을 했다면 쌀뜨물로 찌개를 끓였을텐데, 남편이 쌀뜨물을 따로 모아두진 않아서 아쉬운대로 육수한알을 넣어서 찌개를 끓인다.
얼려뒀던 시래기는 물에 풀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청양고추는 쫑쫑 썰어준다. 물 500미리에 친정에서 얻어온 집된장과 쌈장을 적당히 넣고 푹 끓이면서 시래기가 양념을 머금으며 부드러워질 때 까지 기다려주면 시래기 된장찌개는 완성이다.
예전에는 시래기에 미리 간을 하기도하고 된장도 체에 걸러서 풀고 했는데, 이제 만사 귀찮다..ㅋㅋ 불량 주부의 길에 들어서는 걸지도..
찌개에 불을 올려놓고 옆 화구에서는 삼겹살을 지글지글 구워준다. 기름이 다 튀어도 어쩔 수 없다. 맛있게 먹고 청소를 열심히 할 수 밖에...
고기가 다 구워지면 찌개도 완성이 된다. 친정엄마가 챙겨준 쌈장에 갖은 양념이 다 되어있어서 다른 간을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이제 다 먹어가니 다음 주말에 친정에 가서 좀 받아올겸 레시피를 알아와야겠다.
남편이 전기밥솥에 해둔 밥은 아주 꼬들꼬들 꼬들밥이다. 오랜만에 집에서 내가 만든 찌개, 반찬, 그리고 남편이 해준 밥으로 식사를 하니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다. 집밥을 그리도 원했던 이유는 이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였을까? 정말 별것 없는 이 저녁 식탁이 지난 한 주동안 어찌나 보고싶던지.. 다음주 한 주도 힘을 낼 수 있게 이번 주말엔 집밥을 양껏 먹어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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